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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2)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들Write/투자 기초 2022. 1. 2. 14:01
지난 포스팅 <외환시장 (1)>에서 환율의 기본 개념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봤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선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무엇이며 외환에 투자하기 전 어떤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hanyes.tistory.com/127
환율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품입니다. 한국은행조차 여러 요인에 의해 수시로 변동하는 자산으로 환율을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때문에 환율 예측 및 외환시장 진단은 장기적, 중기적, 단기적으로 나눠 종합적으로 그 추이를 예측하는 것이 낫습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하나씩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 ①장기적 관점 - 광의통화증가율(M2)
먼저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화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합니다. 장기적으론 그 나라의 통화정책이 자국 통화 가치에 영향을 줍니다. 쉽게 말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돈이 흔해지면 그 나라 통화의 가치가 하락합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을 광의 통화량(M2)라고 합니다. 한국은행은 매년 돈을 찍어내기 때문에(본원통화를 발행) M2는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합니다. 따라서 통화량 그 자체보다는 전년대비 증가율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위 그림을 보면 1987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 M2는 3544조까지 늘어났습니다. 현재 통화량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지, 증가율 개념으로 본다면 단기적으로는 2017년부터, 좀 더 기간을 두고 본다면 2011년부터 약 10년 동안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통화량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원화의 가치는 하락하고, 결국 달러 환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초장기적인 뷰입니다. 중기적으로, 단기적으로 환율의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선 다른 지표를 보는 것이 맞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예측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통화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런 추세라면 1980년대 600원으로 시작한 달러 환율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조금 더 의미 있는 판단을 위해 중기적, 단기적 관점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 ②중기적 관점 - 경상수지
다음은 중기적인 관점입니다. 환율은 기본적으로 자국 화폐와 외국 화폐의 교환 비율입니다. 따라서 실물 경제가 중요하고, 그 안에서도 재화와 서비스를 외국과 거래한 결과를 수입과 지출의 차액으로 나타내는 '경상수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경상수지는 국내기업이 외국에서 벌어온 돈이 많으면 흑자, 반대로 국내에서 해외로 보낸 돈(수입 항목 등)이 많으면 적자로 봅니다. 그렇다면 경상수지가 어떤 경향일 때 국내 통화의 가치가 상승할까요? 위의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본 것처럼 통화량이 통화의 가치를 결정했습니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이 흔하다면 가치가 떨어졌지요. 경상수지도 마찬가지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달러의 양으로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먼저 경상수지 흑자인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뜻은 국내에서 해외로 보낸 돈보다 국내 기업이 외국에서 벌어온 돈이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달러의 관점에서 본다면 국내로 많은 달러가 유입되었다는 뜻이겠죠. 시중에 달러가 많아졌으니 결국 달러 약세를 뜻하고, 이에 따라 달러 원 환율은 하락합니다.
경상수지 적자는 이와 정확히 반대 논리를 따릅니다. 경상수지가 적자라면, 국내에서 해외로 보낸 돈이 국내 기업이 외국에서 벌어온 달러보다 많다는 뜻입니다. 이는 곧 달러 유출이 더 많다는 뜻이고, 시중에 달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결국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되며, 이에 따라 달러 원 환율은 상승합니다.
한국의 IMF 위기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1997년 11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전까지 약 3년간 경상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1994년 당시 800원대였던 환율은 계속되는 경상수지 적자로 1000원대로 상승해버렸습니다. 지속적인 달러의 유출로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를 이루면서 환율이 꾸준하게 상승했던 것이죠.
1964년 이후 명목 GDP대비 경상수지와 환율 차트입니다. 잠깐 차트의 한 부분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령, 1994년부터 경상수지(파랑선)를 잘 보시면 IMF 직전까지 지속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고, 그에 따라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합니다.
이렇듯 IMF와 2008 금융위기 사태를 제외하면 둘은 대체적으로 반대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아주 정확히 반대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이 또한 환율이 단순히 하나의 요인만으로 설명될 수 없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또 다른 결정요인을 살펴봐야겠죠. 마지막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환율을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 ③단기적 관점 - IRP이론과 PPP이론
경제학자들은 환율의 결정요인을 두 가지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바로 IRP(Interest Rate Parity, 이자율 평형 이론)와 PPP(Purchasing Power Parity, 구매력평가가설)입니다. 아주 간단하게 IRP는 '두 국가간의국가 간의 환율은 두 국가 간의 이자율 차이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이론이고, PPP는 '글로벌 자금 이동에 제약조건이 전혀 없는 세계 시장을 가정할 때, 투자자가 미국에서 펀딩 하여 미국에 투자하나, 한국에서 펀딩 하여 미국에 투자하나, 둘의 수익률이 같아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두 이론을 자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두 이론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아래에서 두 이론을 통합한 결론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이론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정리된 블로그를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jin1413.tistory.com/entry/이자율평형이론Interest-Rate-ParityIRP에 따르면, 특정 국가의 금리가 높으면 그 나라 통화의 가치가 상승합니다. 즉, 고금리통화가 강세입니다. PPP에 따르면 특정 국가의 물가가 높으면 그 나라 통화의 가치가 하락합니다. 즉, 저물가통화가 강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두 이론의 결론을 종합해서 통화의 가치를 판단해야 합니다. 고금리통화가 강세라는 IRP이론만 따른다면, 국채수익률이 10%를 훌쩍 넘는 이머징 국가의 경우 항상 선진국의 통화보다 강세를 이뤄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금리통화가 강세인 것은 맞지만 해당 금리는 물가를 반영한 금리 즉, 실질 금리로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명목금리가 10%로 동일한 A, B국가가 있습니다. 두 나라의 명목 금리는 같지만 물가상승률은 각각 9%와 2%로 현저히 차이 납니다. 어느 나라에서 살고 싶으신가요?
먼저 A 국가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겨 10%에 가까운 이자를 받더라도 매해 물가상승률이 9%나 되니 돈의 압박이 심합니다. 반대로 B국가는 물가상승률이 현저히 낮으니 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하락합니다. 이에 따라 결국A 국가의 통화 가치는 하락하는 반면, B국가의 통화는 금리가 높은 만큼 상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이론을 종합해보면 실질 금리가 높으면 그 나라 돈의 가치가 상승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또한 특정 국가의 실질금리는 매일, 매주 변화하므로 이에 따라 환율 또한 단기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됩니다.
▶종합 및 요약
지금까지 환율을 장기, 중기, 단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이를 시간의 간격이 아닌 시장요인, 정부요인으로 분류할 수도 있는데요. 자국 통화의 가치가 강세를 띄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실물시장을 중시하는 정부요인으로 보겠습니다. 장기적으로 통화량은 증가보다는 감소하는 것이 낫고, 또한 중기적으로 경상수지는 흑자여야 통화의 가치가 상승합니다.
반대로 금융시장을 중시하는 시장요인으로 본다면, 무엇보다 실질 금리가 낮아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경기는 좋고, 물가상승률은 낮은 고성장 저물가 상황이라면 자국 통화의 가치는 상승합니다.
마지막으로 헤지(Hedge)의 개념을 간략하게 짚고 마치겠습니다. 외환을 직접적인 투자 상품으로만 생각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외환을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이유는 해당 국가의 자산시장에 투자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투자자라면 환율에 대한 헷징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요. 언제 헤지하고, 또 언제 헤지하지 않는 것이 나을까요?
지금까지 결론을 토대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특정 국가의 통화가 '고성장/저물가/경상수지흑자' 라는 강세조건에 있다면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이, 반대로 '저성장/고물가/경상수지적자' 라는 약세 조건에 있다면 반드시 헤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또 다른 포스팅에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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