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의 매수 타이밍을 잡을 때 쓰는 채권지표(Feat. US 하이일드 스프레드)Write/투자 기초 2021. 12. 13. 14:30
▶여러분의 주식 매수 타이밍은 언제인가요?
주가 차트가 바닥에 왔을 때? 거래량이 폭발할 때? 어닝 서프라이즈가 떴을 때?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뭔가... 느낌적으로 지금 사면 오를 것 같을 때...?
일반적으로 기본적 분석가는 투자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하고, 가치보다 가격이 쌀 때 매수합니다. 사실 벨류에이션을 제대로 했고, 자신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는데 흔들림이 없다면, 어느 때 투자해도 상관 없습니다. 조금 비싼 가격에 매수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그 종목은 오를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보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고 좀 더 투자를 잘하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시장이 전반적으로 빠질 시기를 피하고, 오를 가능성이 높은 시기에 사면 더욱 좋지 않겠습니까? 지금부터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방법은 채권 시장에 있습니다.
▶채권시장을 보라.
다양한 자산 가운데 특히 채권은 IQ3,000 짜리 자산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변덕스러운 심리나 예측 불가능 변수가 포함된 아노말리 없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채권시장 참여자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이고 자금 운용 사이즈가 대규모이기 때문에 정확히 현재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그 논리에 맞는 포지션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 투자자는 채권 지표를 이렇게 활용하면 됩니다. 채권 시장참여자들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 매수를 보류하고요. 반대로 위험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면 우리도 그에 따라 매수를 하는 겁니다. 종종 장중에 특정 경제 이벤트가 발생함에 따라 동시에 10년 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주가 특히, 나스닥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를 보셨죠? 그런 맥락과도 비슷합니다.
자, 그럼 어떤 채권지표를 봐야할까요? 앞서 언급했던 10년 물 국채금리를 보는 것도 방법이지만, 좀 더 명확한 타이밍을 잡기 위해선 말고도 한 가지를 더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부도위험이 높은 회사들의 채권 지표입니다.
▶미국 하이일드 스프레드
영어로는 ICE BofA US High Yield Index Option-Adjusted Spread. 통상 미국 하이일드 스프레드라고 부릅니다. 하이일드는 부도위험이 높은 회사채를 뜻하고,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국채와의 금리차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부도위험이 높은 회사의 채권들의 평균 금리(US High Yield Index Effective Yield)에서 국채수익률을 뺀 값이죠.
이 스프레드는 ICE BofA에서 발표하는데, 정확한 계산식은 조금 복잡합니다. 이 계산이 중요한 건 아니니 '하이일드 스프레드(HYS) = 정크본드 회사채수익률 - 국채수익률'이라는 포인트만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이 지표의 의미부터 알고 가겠습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현재 경제상황을 나쁘다고 판단하면 지표는 상승하고, 반대로 좋다고 판단한다면 지표는 하락합니다. 경제가 나쁘다면 회사들, 특히나 신용도가 나쁜 회사들은 돈 빌리기가 더욱 힘들 겁니다. 그렇게 되면 회사채 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고, 결국 이에 따라 국채수익률과의 차이도 커질 수밖에 없겠죠. 반대로 경제가 좋고 호황이라면 기업이 자금 조달하는데 부담해야 하는 금리가 낮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스프레드는 점차 낮아지게 됩니다.
결론입니다. HYS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를 그대로 주식시장에 적용하면 됩니다. 스프레드가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면 매수를 고려하고, 하락 추세에 있다면 펀더멘탈이 하락한 종목의 매도를 고려해볼 수 있겠죠.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지난 5년간 나스닥 지교한 그림입니다. 어떤가요?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나스닥과 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좀 더 확대해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HYS의 방향성만 알 수 있다면 주식 투자가 굉장히 쉬울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아쉽게도 HYS의 방향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매일 실시간으로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뿐이지 그것이 주식시장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은 예측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텐데, 결국 이 또한 대응의 영역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지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하이일드 스프레드 활용하는 법
지난 한달간 HYS의 움직임입니다. HYS는 채권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항상 발표되는데, 일간으로 지표를 보게 되면 그 변동성이 심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그 변동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때문에 HYS 지표는 주간으로 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매주 금요일을 기준으로 잡고 전주 금요일과 비교해 상승과 하락을 판단합니다.
제가 해석하는 방법을 짧게 보여드리겠습니다. 11월 12일부터 지표를 보기 시작했다고 해보죠. 그러면 지표는 3.09에서 11월 19일에 3.24로 올랐으니 HYS는 '상승'이라고 판단할 테고요. 또 그다음 주는 3.62로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그다음 주는 3.56으로 한 번 떨어졌으니 '하락'으로 볼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지난주 금요일 다시 3.29로 큰 폭으로 하락이라고 보는 겁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 HYS의 수준(level)
주간 단위로 지표를 보는 것뿐 아니라 또 한 가지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 HYS의 수준(level)인데요.
지난 5년간대략 6~7%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적 평균치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베타를 비교적 낮은 수준(현금 비중을 높여 투자)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작년 코로나 위기가 터지고 HYS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경우에는 포트폴리오 베타를 크게 높여서 투자할 수 있는 거죠.
▶HYS는 보조 지표로만 사용, 핵심은 기업의 실적과 펀더멘탈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주간 단위로 HYS를 보고, 상승하면 매수, 하락하면 보류 및 매도 타이밍을 잡으면 된다'입니다.
마지막으로 HYS는 보조지표만으로 사용하시라는 점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종목이 HYS가 하락하면 상승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리 전체 경기가 호황이라고 하더라도 실적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기업의 모멘텀 즉, 실적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e > 투자 기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기본 원리(Feat. 금리 인상, 금리 인하) (0) 2021.12.17 주식 투자 대상을 고르는 15가지 체크리스트(feat. 필립 피셔) (0) 2021.12.15 Q. (미국)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이유(feat.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의 Framework) (0) 2021.12.02 다양한 투자 전략, 그리고 기본적 분석(Feat, 기본적 분석의 장단점) (0) 2021.11.30 Q. 왜 글로벌 투자를 해야 하는가? (0) 2021.11.29